“ 이보게, 미켈란젤로. 잘 보이지도 않는 그런 구석까지 정성들여 그린다고 누가 알아주겠는가? ”
“ 내 자신이 알겠지. ”
/ 시스티나 대성당, 누군가와 미켈란젤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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난폭하고 염세적이며 사람을 꺼리고 다혈질, 뒤끝이 강한, 폭력적인, 예민하며 거칠고 포악한…… 대체적으로 안 좋은 단어들을 가져와 붙이면 이 영령을 설명하는 데에 무리가 없다. 타인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고 배려심도 없다보니 주변이 휑하다. 상대의 얼굴이나 이름을 기억하려는 노력도 없어서 매번 그 순간순간의 감상으로 이상한 별명을 지어 부르거나 면전에 욕을 날리는 것은 부지기수다. 그는 타인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.
다만 외골수 기질만큼이나 두드러지는 노력파. 자신을 천재라고 부르는 것을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 하며, 이것은 겸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죽을만큼 노력했기 때문에 보고 죽어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마인드다. 안 되는 일은 온갖 성을 내면서도 될 때까지 부딪히며 승부욕도 몹시 강하다. 매 순간을 전력으로 살아가다보니 자기중심적인데도 자존감이 강한 편은 아니며, 그럼에도 타인에게 깔보이는 것, 얕잡히는 것, 자신의 취향이나 예술에 대한 자세에 반목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피곤한 타입.